쇼핑도 예술이다 — 물건을 고르는 감각에 대하여

ocassojo의 플레이리스트는 왜 옷장 냄새가 날까

ocassojo는 음악과 쇼핑을 함께 큐레이션하는 사람이다. 겉으로 보면 재생 버튼과 장바구니 버튼을 교차해 누르는 일일 뿐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그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 취향이 일상 속에서 형태를 갖추게 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가 추천하는 노래와 물건들은 늘 한 장의 무드보드처럼, 서로 닿아 있는 색과 질감, 리듬을 공유한다.

우리는 쇼핑을 종종 "사는 일"로만 축소해서 생각한다. 필요해서, 세일해서, 남들이 다 가지고 있어서 산다. 하지만 ocassojo가 바라보는 쇼핑은 조금 다르다. 그것은 스스로를 편집하는 과정이며, 내가 나를 어떻게 연출하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묻는 행위다. 같은 흰 셔츠라도 어떤 칼라 모양과 단추 간격을 고르는지, 어떤 소재의 촉감을 감당할지, 심지어 구겨진 채로 입을 수 있는지까지, 그 안에는 수많은 미적 선택이 숨어 있다.

물건 하나를 고른다는 건, 결국 하나의 장면을 떠올린다는 일이다. ocassojo가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추천하는 재킷을 떠올려 보자. 그는 단순히 "올봄 인기 아이템"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 재킷을 입고 늦은 저녁 혼자 걸을 때 들으면 좋은 트랙을 함께 건넨다. 그 순간 우리는 알아차린다. 이 재킷은 옷걸이에 걸려 있을 때보다, 골목의 노란 가로등 아래에서, 이어폰에서 흐르는 베이스 라인과 함께일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그래서 그의 큐레이션을 따라가는 경험은 쇼핑이라기보다 작은 단편 영화를 골라 보는 것에 가깝다. 화면 대신 우리의 몸이, 대사 대신 우리가 입고 들고 사용하는 물건들이 등장할 뿐이다. 재킷의 질감은 베이스 기타의 질감과 닮아 있고, 새로 산 머그컵의 곡선은 느릿한 재즈 피아노의 프레이징과 어딘가 닮아 있다. ocassojo는 이 둘을 무심한 척 나란히 두고, 우리가 그 사이의 연결을 스스로 발견하길 기다린다.

물건을 고를 때 발휘되는 미적 감각은 유난스럽게 화려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소함에 대한 집요한 애정에서 시작된다. ocassojo가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는 "디테일"일 것이다. 같은 스니커즈라도 설포의 높이, 끈의 두께, 미세하게 다른 아이보리의 톤, 밑창의 곡선 하나가 전체 인상을 바꾼다. 어떤 사람은 그런 차이를 "별 거 아니야"라고 말하겠지만, 감각은 바로 그 "별 거 아닌 것"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자라난다.

음악 취향도 마찬가지다. ocassojo는 특정 장르나 차트 순위보다, 어떤 순간에 어떤 사운드를 곁들이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낮의 커피와 잘 맞는 곡과, 새벽의 방 안에서만 어울리는 곡은 다르다. 쇼핑 역시 시간과 장소, 몸의 컨디션, 그날의 공기와 함께 구성된다. 그래서 그는 종종 이렇게 묻는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와 오늘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리고 살짝 비트가 다른, 그러나 어디선가 익숙한 옷과 오브제를 옆에 놓아 본다.

쇼핑을 예술 행위로 바라본다는 것은, 물건의 가격표보다 그 물건이 만들어 낼 장면과 감정을 더 오래 들여다본다는 뜻이다. ocassojo에게 있어 하나의 티셔츠를 고르는 일은,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동시에 상상해 보는 작업이다. 이 옷은 몇 번의 세탁을 지나 어떤 촉감으로 변할까, 사진 속에서 어떤 색으로 기록될까, 지하철의 창가 자리에 앉았을 때, 혹은 라이브 클럽의 붉은 조명 아래서 어떻게 보일까. 그는 그 상상의 파편들을 모아 한 사람의 취향이라는 서사를 엮는다.

이런 태도는 우리에게도 작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무엇을 꾸미고 있는가?" 단지 옷장과 책상, 장바구니만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전체적인 톤을 꾸미고 있는 건 아닐까. ocassojo가 제안하는 쇼핑은 소유의 총량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삶의 장면들을 더 정교하게 편집하는 일에 가깝다. 덜 사더라도 더 오래, 더 정확하게 나를 닮은 것을 고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밀도 높은 사치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물건 하나를 고르는 행위 속에는 결국 "난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조용한 선언이 들어 있다. 남들이 알아채지 못해도, 나만 아는 작은 차이들이 쌓여 어느 순간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꿔 놓는다. ocassojo의 음악과 쇼핑 큐레이션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가 이 선언을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플레이리스트 한 곡과 티셔츠 한 벌, 책상 위에 놓인 한 개의 오브제로 대신하기 때문이다.

결국 취향과 개성이란 거대한 재능이 아니라, 반복해서 고르고 또 고르는 작은 습관들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장바구니에 담긴 한 곡의 음악과 한 개의 물건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분명하게 그려 줄 것이다. ocassojo는 그 사이를 조용히 비추는 조명 같은 존재다. 우리는 그 빛 아래에서 비로소 깨닫게 된다. 쇼핑이란, 어쩌면 나라는 사람의 러프 스케치를 조금씩 덧칠해 가는 예술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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