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만든다는 것 — 아무도 듣지 않아도 계속하는 이유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밤새워 만든 이 곡을 결국 아무도 듣지 않는다면, 이 시간과 마음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재생 수가 늘지 않는 통계를 보면서도 다시 컴퓨터를 켜고, 피아노 앞에 앉는 내 모습을 보면 스스로도 조금은 이상해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머릿속에서는 이미 다음 멜로디가 흐르고 있다.
인스트루멘탈 음악을 만든다는 건 말 없는 일기를 쓰는 일과 비슷하다. 아무 설명도, 가사도 없지만 그날의 공기와 체온, 내가 붙잡고 싶었던 어떤 장면이 소리의 질감으로 남는다. 누군가 이해해 주지 않아도 괜찮다. 먼저 이해해야 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 자신이니까. 내가 나를 이해하기 위해 곡을 만든다.
창작의 시간은 종종 고독하다. 새벽에 혼자 모니터 불빛만 켜 놓고, 같은 구간을 수십 번이나 반복해서 듣다 보면 세상과 조금씩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견딜 수 있는 건, 아주 짧은 순간에 찾아오는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 때문이다. 우연처럼 떠오른 코드 진행이 예상치 못한 감정을 열어 줄 때, 나는 그 몇 초를 위해 몇 시간을 기꺼이 바친다.
특히 인스트루멘탈은 나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 단어가 없으니 정답도, 설명도 없다. 듣는 사람이 어떤 장면을 떠올리든 모두 옳다. 나조차도 곡을 만들 때 한 번,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들을 때 또 한 번,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어낸다. 그 다층적인 의미가 이 장르의 가장 큰 선물 같다.
아무도 듣지 않아도 계속 만드는 이유를 굳이 말로 붙잡자면, 아마도 이 소리가 나를 살아 있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해도, 최소한 나의 하루를 견디게 해 주는 배경음악이 되어 준다. 언젠가 누군가가 우연히 내 음악을 재생 버튼으로 불러낼 그날을 기다리면서, 오늘도 나는 조용히 새로운 트랙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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